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곱의 조화가 잘 어우러지는 소곱창.
불판 위에서 지글지글 구워가며, 구운 채소와 즐기는 그 맛이란.
여기에 시원한 소주 혹은 맥주 한 잔을 들이켤 때 느껴지는 청량감이야 말로~ 하루의 노곤함을 잊게 해 주는 그런 맛이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.
지난 한국 방문 때 애석하게도 소곱창을 먹지 못하고 돌아왔습니다. 왜일까?
집에서 주로 끼니를 해 먹었었고, 딱히 소곱창을 주문해서 먹기에도 그렇고, 식당을 가자니 또 불안함에 고민을 하다 보니, 비행기 안에 있었네요.
그래서 며칠 전 한인마트에서 냉동 소곱창을 보게 되었고, 소곱창을 집에서 손질을 해 보고, 구워도 보았습니다.
그 이야기를 들려 들일까 합니다.
[준비재료]
소곱창(580그램 정도), 통조림 파인애플 약간,
마늘 다섯알, 생강 조금, 청주 소주잔으로 두 잔, 월계수 잎 두장.
우선 한인마트에서 공수해온 냉동 곱창입니다.
내용물은 1.29파운드. 변환을 하면 약 580그램 정도 되는 양입니다.
생각해 보면 한 근 좀 안되는 양으로 보이겠지만 이게 또 손질 과정에서 줄어든다는 사실을 감안하시고 처음에 만드실 때 주문량을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.
우선 냉동이 되어서 그냥 저는 그 위에 연육 작용과 잡내를 없애 줄 요량으로
파인애플과 생강, 마늘, 청주 한 잔을 넣고 잘 갈아 부었습니다.
아래와 같이 말이죠.
이렇게 붓고,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곱창이 노골노골 해 졌을 때 위생장갑을 끼고 마사지를 해주듯 조물조물해 주었습니다. 그리고 냉장고에 넣고 하루 재웠습니다.
하루 재운 후~ 재운 재료들을 물로 싹 씻은 후, 이제 소곱창 최고의 난제가 남아있습니다.
곱창에 덕지덕지 붙은 하얀 기름을 제거하는 일입니다.
이 지방은 물리적으로 제거를 해 줘야 하는데요. 이건 그냥 가위로 쑥덕쑥덕 잘랐습니다.
근데 이게 중요한 것이 곱창 외벽에 구멍이 나지 않도록 잘 적당히 제거를 해 주셔야 합니다.
그 이유는 아래 부분에서 알려드릴게요.
덕지적지 붙은 하얀 기름층, 지방들을 제거하고 나니 하수구 구멍에 가득 산처럼 쌓였습니다.
여기서 곱창을 사면서 그램수를 넉넉하게 잡아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.
물론, 곱창을 팔 때에는 지방도 무게에 달려 있기 때문에 지방을 제거하고 남은 곱창의 양은 줄어듭니다.
이렇게~ 지방을 큰 지방들을 제거하고, 물로 잘 헹군 다음, 저는 그 위에 다시 청주 한 잔을 뿌린 후, 월계수 잎 두 장으로 2차 숙성에 돌입했습니다. 2차 숙성을 마치고, 짧은 곱창이 있어서 한 번 구워 먹어 보았습니다.
파인애플의 당분 때문이지 굽는 과정에서 쉽게 탔고, 열이 전해지는 과정, 그리고 곱창이 익는 과정에서 안에 있는 곱이 흐믈흐믈 흘러나오기 시작했습니다.
흔히 말하는 곱손실의 현장!
곱손실을 확인한 후, 요리용 실로 곱창 양 끝을 묶었습니다. 위 사진과 같이.
그 후 예전에 티브이를 통해서 누군가가 곱창을 한 번 삶아야 한다는 것을 들어서.....
이렇게 하면 곱 손실을 줄일 수 있겠구나 생각!!!! 이 들었어요.
삶는 과정 속에서 곱창 외벽에 붙어 있는 지방들도 녹여져 나갈 것이고, 곱도 손실이 줄 것이고, 그리고 굽는 과정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이지 않을까 했네요.
삶는 것 대신, 쪄보는 걸 어떨까 하고, 스팀을 시작했지요. 그리고 위 사진과 같이 되었습니다.
여기서 옆에 나와있는 것들은 곱의 일부인데요. 아마 이것은 곱창 손질 과정에서 지방을 자르다가 곱창에 구멍을 내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. 그렇기에 곱창을 손질할 때에는 잘~ 곱창이 터지지 않게, 구멍이 나지 않게 손질하셔야 하겠네요. 위 사진에 빨간 동그라미가 그 주범이에요. 곱이 빠져나간 그 구멍!! ㅎㅎㅎㅎ
그렇게 시범적으로 짧은 한 줄 구워 먹고, 최종적으로 109그램.
약 580그램을 시작으로 곱창 손질을 거쳐, 맛보기로 짧은 곱창을 하나 궈 먹고 얻은 귀한 곱창은 총 109그램.
뭔가 허무한 순간이었습니다.
그러거나 말거나 이제는 굽는 일만 남았죠.
109그램의 양이 적을 것 같아서 삼겹살을 궈 먹다가 나중에 후식으로 먹어야지 하고~ 구웠지요.
불판 위에 이렇게 넣고 구웠습니다.
지글지글~
아까 한 번 초벌로 스팀기에 쪘기 때문에 굽는 시간은 단축.
확실히 타는 부분도 적어서 좋았습니다.
그리고 삼겹살에서 나온 기름과 아직 모를 곱창에 남아 있는 소기름으로 지글지글 구워지고 있었죠.
곱창이 어느 정도 노릇하게 구워졌을 때 단면을 잘라 보았는데, 곱 손실이 나지 않았던 부분은 대체적으로 곱창 속이 곱으로 꽉 차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어요. 오~~
이렇게 잘 익은 곱창을 소금 기름장에 찍어 먹었는데요.
익은 곱은 부드럽고, 곱창은 쫄깃하고, 처음에 시범적으로 먹는 것보다 확실히 질감이 부드러워졌고, 씹는 횟수도 줄어들었습니다. 생으로 곱창을 구웠을 때는 좀 질긴 감이 있었거든요.
총평~
집에서 처음으로 소곱창 손질부터 시작해서 조리까지 해보았는데요. 그 시간이 좀 깁니다. 우선, 혹시 모를 곱창이 잡내와 질긴 식감을 대처하기 위해서 연육 작용을 위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. 여기에 하얀 기름층, 지방을 제거하는 노력이 제법 들어갔고요. 이 과정에서 곱 손실의 아픔도 겪어야 했지요.
하지만 집에서 내가 직접 만들어서 그런지 뭔가 좀 더~ 깔끔한 맛이라고 해야 할까요. 가끔 곱창집을 가면 곱창 기름에 튀기듯 굽는 곳들도 있어서.. 이게 풍미를 높여주기는 하지만 때로는 많이 먹음 느끼할 때가 있었는데, 1차 때 스팀으로 한 번 쪄서 혹시 곱창에 남아 있을지 모르는 지방을 제거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. 나중에 불판 위에서 구울 때 기름이 많이 생기지 않아 좀 담백하게 먹을 수 있었네요.
아쉬웠던 점은 곱창에도 밑간을 했어야 했나? 였어요. 연육작용에만 몰두를 해서 그런지 곱창을 먹을 때 소금장으로는 뭔가 아쉬움이 남았어요. 곱창의 본연의 맛은 느껴지는데 심심함이 남더라구요.
아무튼 소곱창 집에서 먹으려면 대략 1박 2일의 수고가 들어간다는 점을 알려드리며...
곱창은 사 먹는 음식으로... 그래도 먹고 싶으시다면 넉넉하게 손질하셔서 지방을 잘 제거하시는 것이 키포인트라고 생각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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