사람일지

씨씨를 위하여! 닥스훈트의 매력을 알게 되었지.

나무네사람 2024. 8. 21. 09:4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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씨씨는 이웃집에서 입양한 닥스훈트였어. 원래 이 이웃주민은 닥스훈트를 주로 키웠고, 그 전에 키우던 멍멍님이 무지개 다리를 건넌 후에 씨씨를 입양했데. 

 

씨씨는 긴털 닥스훈트로 다이플이었어. 얼룩덜룩한 헤어가 매력적인 모습.

그리고 똑똑했지. 

 

내가 이곳으로 온 후에 씨씨 주인은 로지를 입양했고, 로지는 내가 거의 실외배변 훈련을 시킨것 같어. 

씨씨와 로지 주인은 바쁜 일이 많아서, 한가하던 내가 주로 돌보아 주었지.

 

그러다 서로가 바빠서 못 봐 줄것 같다고 한 후, 그렇게 한 해가 흘렀나.

같은 아파트에 살지만, 생활 패턴이 다르면 못 보니까. 

 

거의 한 달에 한 번 마주칠까말까. 

 

그런데, 오늘 씨씨가 뇌종양에 걸렸다는 거야. 그리고 암도. 

 

그래서 주인이 오랜시간 돌보아 줬던 기억이 있으니 알려주려고 문자를 보냈더라고. 

 

 

씨씨와 로지를 돌 볼때면 나는 또 이렇게 코스튬을 해서 사진을 찍곤 했었지.

저 눈초리~ 

 

씨씨는 식탐이 많고, 되게 독립적인 닥스훈트였지.

잔짖음은 있었지만, 로지, 나무 보다 지능이 높은 지능견이었다. 

 

스스로 손을 줄줄도 알았고, 혼자 빙그르르 돌기도 하고 구르기도 했어!

이유는 단 하나, 간식을 쟁취하기 위해서. 

 

씨씨에 비해 나무와 로지는 이에 반에 반도 미치지 못하는 학습태도를 보였지. 

 

 

비록 주인이 로지의 활동성 때문에 외출 할 때면 로지만 데리고 나가서 늘 우리집에서 나무와 놀아야 하는 시간이 많긴 했지만 그래도 주인이 오면 뒤도 안돌아 보고 집으로 가곤 했는데,,,

 

마지막으로 본 것이 저번달이었나. 그 때 만 해도 혼자 잘 걷길래 건강한 줄 알았는데, 아니었나봐. 

 

10살이된 씨씨는 병을 얻게 되었다. 

 

10살.

 

강아지에게 10살은 사람나이로  70세 쯤 된다고 하니.

오래 산것일 수도 있겠지만....

 

애석하게도 이제 8살이 된 나무에게 2년이란 시간이 남은 것만 같아서 마음이 뒤숭숭한 그런 오늘이네. 

아직도 나무는 신나게 뛰놀긴 하지만 그래도 예전처럼 긴 산책을 할 때에는 숨차하는 것 같은데, 씨씨의 소식을 들으니 시간 제한을 앞둔 것 같아서 조급함이 느껴지네.  

 

부디 좋은 곳으로 씨씨가 가길 바라겠고, 

다음 생에는 좀 더 씨씨와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주인에게 가면 좋고,

혹은 환생을 하여 사람으로 인생의 쓴맛 보다는 단맛으로 가득한 견생역전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. 

 

씨씨!!! 

You were a good girl!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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