화가 나거나 성질이 날 때면 가끔 하던 짓이 신발, 운동화를 빠는 일이었다. 그냥 꼬질꼬질한 운동화를 보면 지금의 나 같았고, 회복될 것 같지 않은 본래의 모습에 대한 어쩌면, 지금의 기분전환을 위해서 솔을 들고 무작정 빡빡 씻었다. 한 껏 솔질을 한 다음에 세탁기에 탈수를 하고, 볕이 잘 드는 장소에 신발을 두고 마르기를 기다렸다. 그러다 보면 기분은 제법 좋아졌고, 그간의 복잡했던 마음도 정리가 되곤 했다.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 있었던 것 같다. 뮤지컬 빨래를 보면 비슷한 대화 내용이 오 간다. 서울이라는 곳에서 모여사는 각기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. 주인집 할머니와 그가 숨겨둔 딸. 그리고 세 들어 사는 외국인 노동자. 작은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부부까지. 언제였냐... 정말 오래전이었다. ..